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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그린 가족의 하루

여름 오후의 햇살이 비치는 일본 가정집에서 음식이 차려진 낮은 밥상과 빈 방석이 가족의 일상과 그리움을 전하는 일러스트.

걸어도 걸어도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008년에 선보인 가족 영화입니다. 세상을 떠난 큰아들의 기일에 모인 한 가족의 하루를 담담하게 따라가는 작품이죠. 격렬한 사건 대신 평범한 밥상과 대화 속에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많은 관객이 줄거리와 숨은 의미, 그리고 평론가 이동진의 평가까지 함께 궁금해하는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걸어도 걸어도는 어떤 영화일까

출처: 영화사진진

이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114분 길이의 일본 가족 드라마입니다. 아베 히로시, 키키 키린, 하라다 요시오, 나츠카와 유이 등이 출연했고 2008년 6월 일본에서 개봉했습니다. 감독은 이 영화로 2008년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과 블루리본상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특별한 반전이나 큰 사건 없이 한 가족이 집에 모여 보내는 하루를 조용히 관찰하는 구성 때문에, 흔히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도쿄 이야기’와 자주 비교되곤 합니다.

제목 ‘걸어도 걸어도’의 유래

제목은 1968년 일본 가요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의 노랫말에서 따왔습니다. 가수 이시다 아유미가 부른 이 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머니가 부엌일을 하며 자주 흥얼거리던 노래였고, 감독은 각본을 쓰기도 전에 이 가사 한 구절을 제목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는 부모를 차례로 떠나보낸 뒤의 후회와 죄책감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서울신문과의 관객과의 대화에서 밝혔습니다. 실제로 영화 속 어머니 대사의 상당 부분은 감독의 어머니가 생전에 하던 말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작품 정보

한국어 제목걸어도 걸어도
원제歩いても 歩いても (아루이테모 아루이테모)
감독·각본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요 출연아베 히로시, 키키 키린, 하라다 요시오, 나츠카와 유이, 유(YOU)
장르가족, 드라마
러닝타임약 114분
일본 개봉2008년 6월 28일
주요 수상2008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블루리본상 감독상

걸어도 걸어도 줄거리,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

출처: 무비썸TV

걸어도 걸어도 줄거리는 큰아들 준페이의 12주기를 맞아 요코야마 가족이 부모님 집에 모이는 하루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준페이는 12년 전 바다에서 물에 빠진 소년 요시오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둘째 아들 료타는 그림 복원가로 일하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고, 아이가 있는 미망인 유카리와 재혼해 의붓아들 아츠시와 함께 본가를 찾습니다. 은퇴한 의사인 아버지 쿄헤이와 어머니 토시코, 그리고 가정을 꾸린 딸 치나미까지 한자리에 모이면서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하루가 이어집니다.

등장인물과 가족 안의 미묘한 긴장

이 영화의 핵심은 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결입니다. 아버지 쿄헤이는 가업인 병원을 물려받길 바랐던 둘째 아들이 의사가 되지 않은 것을 못마땅해하고, 료타는 그런 아버지와 늘 거리를 둡니다. 어머니 토시코는 겉으로는 다정하지만, 아들을 구하려다 사고를 당한 사정과는 상관없이 매년 집을 찾는 요시오를 향해 서늘한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세상을 떠난 큰아들에게 쏠린 부모의 마음과 그 그늘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둘째 아들의 서운함이 식탁과 부엌을 오가며 조용히 드러납니다.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담아낸 또 다른 2008년 일본 영화로는 백만엔걸 스즈코가 함께 언급되곤 합니다.

사건 타임라인

시점주요 내용
12년 전큰아들 준페이가 바다에서 소년 요시오를 구하려다 숨짐
기일 당일 오전료타 부부와 의붓아들, 딸 치나미 가족이 본가에 모임
낮함께 음식을 준비하며 대화하고, 준페이가 구했던 요시오가 인사차 방문
밤집 안에 든 나비를 두고 어머니가 준페이를 떠올리고,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의 사연이 드러남
이튿날 아침료타 가족이 본가를 떠나며 다음 방문을 마음속으로 미룸
수년 후부모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료타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성묘함

걸어도 걸어도 해석, 제목과 상징이 말하는 것

출처: BFI

걸어도 걸어도 해석의 열쇠는 ‘언제나 한 박자 늦는’ 마음에 있습니다. 영화 후반에는 세월이 흘러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난 뒤 료타가 성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는 아버지를 축구 경기장에 모시고 가거나 어머니를 자신의 차에 태워 드리겠다던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습니다. 가족이란 귀찮고 성가시면서도 떠나보낸 뒤에야 그리워지는 존재라는 감독의 시선이 이 결말에 담겨 있습니다. 거창한 화해 대신, 놓쳐 버린 사소한 순간들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 줍니다.

노란 나비와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의 의미

작품 속 두 가지 상징은 해석의 깊이를 더합니다. 밤에 집 안으로 들어온 노란 나비가 준페이의 사진 근처에 머물자, 어머니 토시코는 그것을 죽은 아들이 돌아온 것이라 믿습니다. 냉소적이던 료타조차 그 나비를 조심스럽게 밖으로 놓아 주죠. 부부의 추억이 담긴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는 토시코가 오래전 남편의 외도를 짐작하게 된 기억과 얽혀 있어, 달콤하면서도 쓸쓸한 이중의 의미를 지닙니다. 미국 크라이테리언이 공개한 영화 에세이에서도 이 노래가 작품 안에서 거의 들리지 않으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고 짚습니다.

평론가 이동진의 ‘걸어도 걸어도’ 평가

걸어도 걸어도 이동진 평가를 찾는 분이 많은데,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이 작품에 만점에 해당하는 별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왓챠피디아 평가를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한줄평은 ‘살아서 영화를 보는 행복’으로 전해집니다. 이는 특별한 사건 없이도 삶의 감정을 촘촘히 담아낸 이 영화의 힘을 짚은 평으로 읽힙니다. 다만 별점과 한줄평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평론가의 공식 계정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다른 대표작이 궁금하다면 괴물과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아우른 정리 글도 함께 참고할 만합니다.

걸어도 걸어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국내 주요 OTT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 정보 사이트 저스트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웨이브, 왓챠, 티빙 등에서 정액제로 제공되며 일부 서비스에서는 개별 대여도 가능합니다. 다만 제공 플랫폼과 가격은 시기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시청 전에 각 서비스에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비슷한 결의 잔잔한 일본 영화를 찾는다면 도쿄의 일상을 담은 퍼펙트 데이즈나 관계의 온도를 그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함께 보기 좋습니다.

결론

걸어도 걸어도는 큰 사건 없이도 가족이라는 관계의 온기와 서늘함을 함께 담아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대표 가족 영화입니다. 줄거리와 상징, 그리고 결말의 여운까지 알고 보면 그 울림이 한층 깊어집니다. 각자의 가족을 떠올리며 천천히 감상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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